사진가 조남룡은 느리고 노동이 필요한 작업에 매력을 느낀다. 그가 최근에 새롭게 오픈한 유리 온실에서 펼쳐질 재미난 프로젝트가 기대된다.
사진가 조남룡은 수많은 패션, 광고, 유명 인사의 인물 촬영을 진행해왔고 현재도 활발히 활동하고 있으며, 원목 가구 브랜드 굿핸드굿마인드 GHGM를 이끌어가는 목수 일도 겸하고 있다. 그가 이번에는 용인시 수지구 동천동에 위치한 GHGM의 카페이자 쇼룸 앞에 유리 온실을 만들었다. 유리 온실은 ‘G LAB’이라는 이름으로 식물을 재배하는 온실 겸 우드 워크숍 또는 다양한 전시가 펼쳐지는 다용도실이다. 두 달 전 완공된 이후 첫 번째로 진행된 ‘그린우드워킹’ 워크숍에 이어 박호영 작가의 나무 조형전 <9월의 숲>이 열린다. 박호영 작가는 참이슬 진로를 그려낸 캘리그래퍼이기도 한데, 이번 전시에서는 직접 나무를 깎아 만든 다양한 형태의 숟가락과 버려진 고물을 사용해 창의적인 형태로 재탄생한 오브제를 선보인다. 전시는 8월 30일부터 9월 22일까지 열린다. 나무에 이어 식물을 탐구에 나선 그와 이야기를 나눴다.
INTERVIEW
사진가이자 목수로 활동하고 있다. GHGM은 어떤 브랜드인가? 아주 개인적인 공방도 아니며, 그렇다고 대량생산을 하는 큰 가구 회사도 아닌 그 중간 정도의 지점에 있는 핸드메이드 가구 회사다. 가구부터 작은 소품까지 일상에서 필요한 생활 가구를 만든다.
유리 온실 G LAB을 만들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 6월에 완공해 굉장히 무더운 여름을 보내고 있다. 부쩍 관심이 생기기 시작한 식물을 위한 곳이기도 하지만 전시나 워크숍을 열 수 있는 다목적 공간이 필요했다. G LAB은 GHGM의 G도 되고 그린 하우스의 G이자 지오그래피의 ‘지오’라는 뜻도 된다. 어느 하나에 특정하지 않고 이것저것 다 할 수 있는 다용도실이다.
공사 과정이 궁금하다. 외관은 전문가에게 맡겼고, 내부 바닥과 커튼은 직접 시공했기 때문에 시간이 많이 걸렸다. 온실에도 다양한 종류가 있는데, G LAB은 농업용 온실 시스템을 갖추었다. 온도에 따라 천장이 열리고 비가 오면 수평 레일 시스템이 닫히는 등 식물 재배에 적합한 시스템이다.
<9월의 숲>전에 대한 설명을 부탁한다. 박호영 작가는 원래 나와 친분이 있었다. 그는 이번 전시를 위해 버려진 나무를 사용해 직접 손으로 깎아 오브제와 숟가락을 만들었다. 구부러진 포크가 오브제로 재탄생하는 등 고물과 빈티지를 활용해 작가만의 감성을 담은 창의적인 오브제를 만날 수 있다. 거창한 설명보다는 그냥 보고 각자의 생각대로 이해하면 좋을 것 같다.
앞으로의 전시 계획은 무엇인가? 아직 구체적인 계획은 없지만 가드닝과 나무와 관련한 클래스를 열 예정이다. 큰 기계를 가져다두고 하기에는 환경적인 어려움이 있으니 우드 카빙처럼 간단히 손쉽게 배울 수 있는 클래스가 될 듯하다.
이곳을 찾은 사람들이 어떤 경험을 하길 바라는가? 이곳에서 진행하는 워크숍을 통해 작은 노동의 가치를 알았으면 한다. 숟가락처럼 실생활에서 쓸 수 있는 것들에 대한 흥미를 유발할 수 있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 뒷산에서 구한 장작용 나무를 쪼개 만든다든지 나무에 대한 지식이 없는 이들도 워크숍을 통해 기계 없이 이렇게 멋진 작품이 나올 수 있다는 걸 느끼게 해주고 싶다.
사진가, 목수에서 이제는 가드너로서의 삶을 준비하고 있다. 앞으로 또 배우고 싶은 것이 있다면? 사진과 이 일만 해도 1년이 꽉 찬다. 다음달부터 가드닝 전문가에게 수업을 들으려 한다. 가드닝이란 매우 더디고 느리게 흘러가는 작업이다. 나무도 마찬가지다. 그래서 아마 또 다른 걸 배우기에는 시간이 부족할 듯하다. 나는 생산적이면서 노동을 필요로 하는 일이 좋다. 특히 육체노동이 우리한테 주는 긍정적인 것이 많고 또 그것을 즐기고 싶다.
add 경기도 용인시 수지구 동천동 550-13
tel 010-5833-3007
open 오전 11시~오후 8시 (화요일 휴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