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OUND MEDITA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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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달 전 한 인터뷰이의 공간에서 만난 윈드 차임에 마음에 빼앗긴 적이 있다.

 

 

그런 내 취향을 아주 잘 알고 있는 지인이 건네준 선물이 마음에 쏙 들어 소개한다. 소리에 예민하고 명상에 들고 싶은 이들에게 특히 추천하고 싶다. 코시 차임 Koshi Chime은 프랑스와 스페인의 국경을 이루고 있는 피레네 산맥 기슭의 공방에서 장인들이 직접 만드는 독창적인 창작 악기다. 화음을 만들어내는 8개의 금속 스틱이 공명 튜브 밑바닥의 메탈 판에 용접되어 있어 풍부하고 선명한 음색을 만들어내는 원리다. 바람이 잘 부는 곳에 설치하거나 손으로 직접 차임벨을 부드럽게 움직여 그 소리를 듣는 것만으로도 힐링이 된다. 수정처럼 편안한 소리를 내는 코시 차임은 이미 사운드 애호가 사이에서는 익히 알려진 제품이다. 선사 시대부터 음향의 품질을 잘 구현해 악기의 소재로 사용되어온 대나무로 만들어 소리가 더욱 깊고 진동이 풍부하다. 코시 차임은 물 Aqua, 불 Ignis, 공기 Aria, 흙 Terra의 요소에서 영감을 받아 네 가지 멜로디를 내는데, 각기 특색 있는 음색을 지니고 있어 구입하기 전 사이트에서 멜로디를 미리 들어보고 취향에 따라 고를 수 있다. 또 여러 개를 모아 조화롭게 연주를 할 수도 있다고. 국내에서는 온라인 셀렉트숍 29cm에서 판매한다.

web www.koshi.f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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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색 향연

백색 향연

백색 향연

백자의 아름다움은 어떤 말로도 형용할 수 없을 만큼 잔잔하고 고귀하게 다가온다.

 

 

최근 마음의 여유가 필요했던 내게 국립중앙박물관 3층에 새로이 단장한 분청사기 백자실은 최적의 힐링 스폿이 될 것 같았다. 조선시대를 대표하는 도자기인 분청사기와 백자의 아름다움이 시대별로 변화되는 기형과 기법을 통해 한눈에 볼 수 있도록 연출했다. 분청사기는 고려 말 상감청자에서 유래해 16세기 전반까지 제작된 도자기로 회청색 흙으로 만든 그릇에 백토를 입힌 뒤 여러 기법으로 장식한 것이다. 백자는 1300°C가 넘는 고온에서 구운 최고급 도자로 조선에서 최고의 자기가 되었다고 한다. 분청사기에서 느낄 수 있는 흙의 질감과 유약의 다채로운 변화, 백자에 그려진 자연과 특유의 우아함이 전시를 감상하는 동안 이유 없는 편안함을 선사한다. 특히나 조선시대를 대표하는 백자 달항아리의 독립 전시 공간뿐만 아니라 기존의 휴게 공간을 도자 장인의 삶을 느낄 수 있는 ‘사기장의 공방’으로 만들어 도자가 만들어지는 과정과 이름 없는 조선 사기장들의 손맛이 느껴지는 작품도 감상할 수 있다. 현대를 사는 우리에게 거창한 예술적 영감은 아니지만 잔잔한 쉼과 여유를 선사하는 시간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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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이 스며든 기차역

예술이 스며든 기차역

예술이 스며든 기차역

좁고 낙후되었던 펜 스테이션이 30년의 시간을 거쳐 새로운 모습으로 거듭났다. 따뜻한 햇살이 내리쬐고 눈을 사로잡는 예술 작품으로 꾸민 이곳은 맨해튼의 새로운 핫플레이스가 되기에 부족함이 없다.

 

엘름 그린 드래그 셋의 ‘더 하이파이브’.

 

가열찬 농구 경기가 열리는 것으로도 유명한 매디슨 스퀘어 가든 지하에 펜 스테이션 Penn Station이 있다. 매일 60여만 명의 유동인구가 거쳐가는 이 기차역은 맨해튼에서 가장 번잡한 만큼 중요한 곳이다. 하지만 그 많은 유동인구를 감당할 수 없을만큼 좁기도 하거니와 어디로 눈을 돌려도 낡고 오래되어 초라하기 그지없었다. 사실 펜 스테이션은 지금처럼 인공적인 빛에 의존하는 지하가 아닌 햇살이 가득 쏟아져 들어오는 지상에 위치하고 있었다. 1910년 펜 스테이션을 처음 개통했을 당시만 해도 화려하고 웅장한 보자르 양식의 외관으로 뉴욕을 대표하는 디자인 건축물로 손꼽힐 만큼 많은 관심을 받았다. 1963년 돌연 철거되면서 지금의 지하 역사로 이전했고, 지금과 같이 애매한 상황에 처하게 되었다. 하지만 변화는 조금씩 시작되었다. 1990년대 초반, 미국의 상원의원이었던 대니얼 모이니한이 예전의 아름다운 역사를 되찾고자 하는 프로젝트를 계획함에 따라 30년에 이르는 시간을 거쳐 2021년에 새로운 모습의 기차역을 선보였기 때문.

 

시선을 사로잡는 타일아트는 햇살이 투과될 때 더욱 선명한 색을 발한다.

 

모이니한의 이름을 차용한 모이니한 트레인 홀 Moynihan Train Hall은 기존 역사가 있었던 곳과 마주한 블록에 있는 우체국 제임스 A 팔리의 거대한 우편 분류실을 리노베이션했기에 특별하다. 기차역에 들어서자마자 가장 먼저 눈에 띄는 것은 구석구석 내리쬐는 따뜻한 햇살이다. 92피트의 천장을 모두 유리로 마감해 역사 안으로 밝고 화사한 햇살이 스며들며, 기존의 칙칙한 지하에 위치해 있던 펜 스테이션의 면모를 말끔히 벗어냈다. 이곳을 빛내주는 또 다른 요소는 곳곳에 진열된 다양한 예술 작품이다. 고개를 들면 천장에 마치 뉴욕의 마천루가 펼쳐지는 듯한 형상의 ‘더 하이브 The Hive’가 보이는데, 초현실적인 91개의 유리 모형 건축물에 7만2000개의 LED가 달려 있어 빛이 머물도록 하는 데 일조한다.

 

시선을 사로잡는 타일아트는 햇살이 투과될 때 더욱 선명한 색을 발한다.

 

또한 마호가니 나무로 제작한 벤치와 중세 시대 스테인드글라스를 오마주한 듯한 천장의 타일 아트, 브라스 소재의 조명으로 마무리한 아름다운 대합실은 모히니안 트레인 홀에서 빼놓을 수 없는 또 하나의 자랑거리다. 이뿐만 아니다. 펜 스테이션의 지난 반세기를 고스란히 재현한 스탠 더글라스의 ‘펜스테이션의 지난 반세기 PennStation’s Half Century’ 9점도 이용객들의 시선을 끈다. 어두컴컴한 지하에서 초라한 모습으로 있었던 펜 스테이션이 다시금 햇살을 마주한 만큼, 다시 한번 아름다운 기차역으로 거듭날 수 있기를 기대해본다.

add 421 8th Ave, New York, NY 10001

 

스탠 더글라스가 제작한 ‘펜스테이션의 지난 반세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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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터

원그림(뉴욕 통신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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