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가구에서 전개하고 있는 프랑스 가구 브랜드 로쉐보보아가 한국 론칭 1주년을 맞았다. 이를 축하하기 위해 서울을 방문한 로쉐보보아의 CEO 쥘스 보난을 논현동 한국가구 쇼룸에서 만났다.
로쉐보보아의 한국 론칭 1주년을 축하합니다. 한국을 방문한 소감이 어떤가요? 서울은 이미 몇 차례 방문하면서 많이 친숙해진 도시입니다. 특유의 근대성과 멋스러운 분위기에 매료되었고 한국이 귀중한 역사와 문화를 가진 위대한 나라라는 것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로쉐보보아가 추구하는 프랑스적인 요소는 무엇인가요? 프랑스인의 생활 철학이 담긴 말 중에 ‘아르 드 비브르 Art de Vivre’라는 말이 있습니다. 일상적인 삶과 예술이 융합되어 있는 것을 일컫는 용어로 담대한 창의성, 화려한 색채, 고급스러움 등을 내포하고 있죠. 이는 로쉐보보아가 추구하는 중요한 가치이기도 합니다.
장 폴 고티에 Jean Paul Gaultier, 미쏘니 홈 Missoni Home 등 많은 패션 브랜드와 협업하면서 패셔너블한 가구 브랜드라는 입지를 다졌는데요. 패션 브랜드와 협업하게 된 계기가 궁금합니다. 패션은 사회를 반영하면서도 창의적이고 진취적입니다. 로쉐보보아의 디자인 철학과도 일치하는 점이라서 잘 맞겠다고 생각했죠. 소니아 리키엘 Sonia Rykiel, 크리스찬 라크로아 메종 Christian Lacroix Maison 외에도 최근에는 겐조 다카다 Kenzo Takada와 작업했습니다. 유명한 패션 디자이너들과 컬렉션을 개발하면서 감성적이고 인간적인 요소, 현대성을 가구에 표현하고자 합니다.
새로운 컬렉션을 디자인할 때 무엇에 가장 중점을 두나요? 좋은 가구는 독창적이어야 하지만 언제나 기능적으로 편안해야 합니다. 로쉐보보아도 생산 품질에 가장 중점을 두고 있지요. 항상 질 좋은 재료를 찾고 있으며 모든 제품은 유럽에서 제조됩니다. 최고의 장인과 최신 기술을 사용해 독창적인 디자인을 선보이는 것이 우리의 자부심입니다.
자체적인 친환경 기준으로 가구를 제작한다고 들었는데요. 그 기준이 궁금합니다. 로쉐보보아는 2006년부터 친환경적인 생산을 위해 노력해왔습니다. 가구를 생산하는 데 있어 가능한 한 환경에 미치는 악영향을 줄이고 자연과 조화를 이루도록 하는 것이지요. 재료를 수급하는 과정 외에도 생산 공정에서 환경을 존중하는 공장과 긴밀히 협력하는 것도 필요합니다. 로쉐보보아에게 지속 가능한 발전 신념입니다. 어떻게 하면 더 친환경적으로 만들 수 있을까 개발 단계에서부터 고민하고, 기존 컬렉션은 환경적인 요소를 고려해 일부 기능을 수정하는 등 끊임없이 연구하고 있습니다.
로쉐보보아의 대표 제품인 마 종 Mah Jong 소파는 어떻게 만들어졌나요? 1971년에 한스 호퍼 Hans Hopfer가 디자인한 마 종은 형태를 자유롭게 변형할 수 있도록 모듈형으로 고안되었습니다. 결합하거나 쌓아서 안락의자, 소파, 침대 등으로 무한하게 구성해 휴식하거나 놀 수 있죠. 마 종의 각 유닛은 매트리스 제작과 유사한 방식으로 손으로 바느질하며 디테일에 최대한 심혈을 기울입니다. 또 오트쿠튀르 패션 산업과 같은 프로세스, 기술을 사용해 이탈리아의 전용 워크숍에서 손수 제작되고 있죠. 마 종 소파는 미쏘니 홈과 장 폴 고티에의 패브릭으로 출시된 바 있고 올해는 겐조 다카다와 함께 새로운 컬렉션으로 선보일 예정입니다. 독창적인 패브릭의 조합으로 이루어진 마 종은 그 자체로 하나의 새로운 오브제나 다름없습니다.
그동안 협업했던 디자이너 중 로쉐보보아와 가장 호흡이 잘 맞았던 파트너는 누구인가요? 아무래도 최근에 함께 일한 두 사람이 떠오릅니다. 일본 패션 디자이너인 겐조 다카다는 마 종 소파의 새 버전을 만들기 위해 고대 기모노의 풍성함에서 영감을 얻어 과감하고 강렬한 미적 감각을 표현했습니다. 또 인테리어 디자이너인 브루노 무아나르 Bruno Moinard는 세계적으로 유명한 호텔, 부티크, 개인 인테리어 등 다양한 프로젝트를 진행해본 경험이 많은 인물로 스타일링 실력도 상당합니다. 재능 많은 두 사람이 우리가 원하는 퀄리티의 결과물을 충분히 보여줄 거라고 기대하고 있습니다.
로쉐보보아의 가구 중 당신이 가장 좋아하는 제품은요? 크리스토프 델코트 Christophe Delcourt가 디자인한 레전드 Legend 책장입니다. 올해로 출시한 지 10년 된 이 제품은 로쉐보보아가 처음으로 완성한 친환경적인 가구이기도 해서 더욱 애착이 갑니다. 선반의 기둥을 나뭇가지가 뻗어나가듯 디자인한 책장이라서 실내에 자연을 그대로 들여놓은 듯한 신선한 기분을 느낄 수 있습니다.
당신에게 집, 인테리어는 어떤 의미인가요? 집이란 개성, 스타일, 삶의 방식이 반영된 거대한 코쿤 Cocoon이라고 생각합니다. 자기 자신이 온전하게 안락할 수 있는 자리이며 가족, 친구를 환영하는 은밀하고 친숙한 공간입니다.
앞으로 로쉐보보아를 어떻게 이끌 계획인가요? 로쉐보보아는 현재 전 세계적으로 큰 확장 단계에 있습니다. 지난 5년 동안에는 매월 하나의 쇼룸이 문을 열었고 올해에는 20개의 새로운 쇼룸을 오픈할 예정이에요. 특히 아시아 시장에 더욱 주력하고 있습니다. 중국, 베트남, 도쿄에도 신규 매장을 마련하고 곧 부산에도 쇼룸을 열 계획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