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요 한수민 팀장과 수향의 김수향 대표를 만나 그에 얽힌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광주요의 한수민 팀장과 수향의 김수향 대표.
광주요와 수향이 콜라보레이션한 단지 시리즈 향.
광주요는 그간 다채로운 콜라보레이션을 선보여왔다. 이번 ‘광주요×수향 단지시리즈 향’ 프로젝트는 어떻게 시작되었나? 한수민(이하 한) 광주요는 식기뿐 아니라 라이프스타일 전체를 아우르는 제품을 출시해 토털 리빙 브랜드로 거듭나고자 한다. 이에 식기에 담기는 음식, 그에 어울리는 술 그리고 공간을 아우를 수 있는 리빙 아이템까지 출시하고 있다. 향 시리즈는 요즘 사람들이 좋아하는 리빙 아이템을 고민하다 출시하게 되었다.
콜라보레이션 브랜드로 수향을 선택한 이유는 무엇인가? 한 광주요가 한국을 대표하는 도자 브랜드이니 한국에서 자생한 향 브랜드와 손잡고 싶었다. 또한 우리를 이해해줄 수 있는 브랜드이길 바랐는데 그에 딱 맞는 것이 수향이었다.
제품 개발에 있어 기준점은 무엇이었나? 한 인위적인 색을 내지 않는 것이 광주요의 철학이다. 그래서 용기 디자인부터 수향 대표와 함께했다. 발향이 잘될 수 있는 흙을 고르고, 유약을 어느 선까지 칠할 것인지도 논의했다. 김수향(이하 김) 향 제품도 급진적인 것부터 익숙한 것까지 다양하게 있었다. 일일이 테스트하고 샘플을 보고 피드백을 받고 다시 제작하는 과정이 2년간 계속됐다.
가장 신경 쓴 부분이 있다면? 김 개발이 시작되었을 때 ‘어떤 이야기를 들려줄 것인가?’를 가장 먼저 생각했다. 판매를 높이려면 여러 방법이 있을 수 있겠지만, 그와 동시에 처음에 하고자 했던 이야기가 흐려지지 않도록 노력했다.
3가지 향의 기준점은 무엇인가? 김 수향에서 출시한 제품을 보면 이태원, 강남 등 지역을 딴 이름이 많은데, 개성 있는 공간, 물건 같은 것은 모두 향으로 대치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한국의 사계와 특정 지역을 향으로 제작해보고자 했다. 특히 단지 시리즈를 제작할 당시 짧은 시에 깊게 빠져 있었다. 시어는 단어 하나에도 여러 의미를 품고 있지 않나. 시인들이 심혈을 기울여 시어를 고르는 것이 향을 만드는 과정과 굉장히 닮아 있다고 생각했다. 향이라는 것은 결국 언어와 묶일 수밖에 없다. 특별한 단어를 만들지 않으면 쉽사리 기억나지 않는다는 특징이 있다. 그렇게 청아와 우아, 단아의 단지 시리즈가 탄생했다.
3가지 향은 어떤 특징이 있는지 궁금하다. 김 청아는 남해바다에 있는 휴양지의 느낌을 담고자 했다. 달콤한 꽃과 과일이 열려 있고, 그 앞에는 청명한 바다가 보이는 곳. 우아는 6월에 피는 장미를 떠올렸다. 완전히 여름도 아니고, 봄이라고 하기에는 후덥지근한 6월 말이다. 그즈음 담벼락에 핀 장미를 보고 있노라면 나도 모르게 마음이 핑크빛으로 물든다. 단아는 소박하지만 밝고 찬란한 봄날의 꽃을 형상화한 것이다. 등나무, 벚꽃 같은 작은 꽃송이 말이다. 겨울이 지나고 봄이 왔을 때, 봄을 가장 잘 느낄 수 있게 해주는 것들.
단지 시리즈는 어느 공간에 잘 어울린다고 보는가? 한 향이란 어떠힌 공간에서도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개인적으로는 현관 앞에 향 제품을 놓아두는 곳이 있다. 집에 들어왔을 때 마주하는 첫 향기를 생각한 것이다. 그것이 그 집이 내뿜고 싶어하는 향기라고 생각한다. 그 첫인상을 통해 나의 개성을 표현하고 싶었다. 김 고급 리조트(웃음). 객실마다 비치할 것을 강력히 권한다.
가장 마음에 드는 향을 하나만 꼽는다면? 한 청아. 향에 얽힌 스토리를 듣고 나서 왜 마음에 들었는지 이해가 되었다. 열심히 일했으니 휴양지로 떠나 나만의 공간에서 휴식을 취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나 보다(웃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