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과 조각, 설치, 영상 등 아티스트 마르코 네레오 로텔리는 자신의 작업을 통해 시와 철학, 음악, 윤리 그리고 지식을 엮어낸다. 밀라노에 새로 오픈한 작업실 겸 갤러리에서는 빛을 발하는 대담한 예술이 펼쳐진다.
마르코 네레오 로텔리 Marco Nereo Rotelli의 예술을 인도하는 것은 바로 시詩다. 그는 자신의 작품에 에스페란토어를 펼쳐놓는다. 예술과 지식을 잇는 육교처럼 혹은 사람들을 이어주는 다리처럼 말이다. 베니스에서 태어나 건축을 공부하고 보자르에서 예술 교육을 받은 그는 오래전부터 동시대의 시인들과 가깝게 지내며 관계를 맺었다. 특히 현존하는 위대한 아랍 시인으로 알려진 아도니스 Adonis와는 밀접한 교류를 해왔다. 그는 유명 시인들이 보내온 시에서 소재와 영감을 받는다. 그는 펜데믹으로 집안에 머물면서 ‘나를 위해 시 한편을 쓴다면’을 주제로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이 시대에서 영감을 얻은 시를 사용하고 매일 하나의 작품을 만들어 전체를 완성하는 이 프로젝트는 이번 전시의 주제가 된다. 그는 단어뿐만 아니라 사인, 잊혀진 언어에서도 영감을 얻곤 한다. 그는 매일 20×20cm의 캔버스에 아크릴과 에나멜로 그리는 ‘Save the Poetry’라는 구상 작품을 창작하고 있는데, 이 작품은 그가 20년 전부터 정기적으로 방문했던 라파 누이(이스터 섬)의 고대문자, 롱고롱고 Rongo Rongo에 관한 것이다.
500개의 그림으로 구성된 첫 번째 시리즈는 2009년 루이 비통의 문화 공간에서 전시되었다. 베니스 비엔날레, 중국과 미국, 파리(Jardin Poetique_까르띠에 재단, Golden Wood_샹젤리제, L’horloge_프티 팔래 Petit Palais의 파사드)에서 전시를 진행한 그는 다양한 분야의 지식 간의 경 계를 부수고 철학자, 음악가, 사진가, 무대 연출가, 건축가를 자신의 작업에 참여시켜왔다. 역사학자이자 베니스 비엔날레의 총감독이었던 하랄트 제만에 의하면 ‘예술적 맥락의 확장’을 이끈 시도라 할 수 있다. 현재에도 이러한 탐구는 계속되고 있으며, 최근에는 새로우면서도 놀라운 공간을 만들었다. 그는 이곳에서 설치와 영상을 통해 자신을 표현한다. 그리고 이탈리아 리구리아의 레리치에서 진행한 ‘I Sensi del Mare’와 같은 문화 프로그램의 아트 디렉팅을 담당하기도 했다. 그는 언제나 시를 소재로 작품을 창작하는데, 이는 일종의 윤리로 세상에 대한 공헌이라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