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스플래쉬 보르도 세미용 품종으로 만든 깔끔하고 깨끗한 맛의 펫낫. 크게 호불호가 갈리지 않아 내추럴 초심자에게 제격이다. 6만원대.
2 코스타딜라 O-X 오렌지 와인과 피노 누아 과즙이 블렌딩된 오렌지 펫낫으로 적당한 무게감을 느낄 수 있어 사퀴테리와 잘 어울린다. 6만원대.
3 페트롤렛 가벼운 목 넘김을 자랑하는 진홍빛의 로제 펫낫으로, 순수 쉬라즈로 양조돼 매력적인 블랙 베리향을 느낄 수 있다. 5만원대.
4구트 오가우 마스케라드 로제가면을 쓴 라벨처럼 품종을 밝히지 않아 더욱 궁금함을 자아내는 와인. 입안에 잔잔히 감도는 산미가 과즙에서 오는 단맛으로 변하는 것을 느낄 수 있는 입체적인 매력을 지녔다. 6개월에서 1년 정도 숙성시킨 후 음미해보는 것도 좋다. 8만원대.
5 옴브레타 모쏘 이탈리아 펫낫의 명가 코스타딜라에서 양조한 화이트 펫낫으로 언제 어디서나 벌컥벌컥 마실 수 있는 밀맥주 같은 맛과 목 넘김을 자랑한다. 6만원대.
6도 멘 드 라 루 펫낫 순수 피노누아로 만든 펫낫. 얇고 풍성한 거품이 고급스러움을 더한다. 11만원대.
7 버블리 프랑스 랑그독 지역의 생쏘 품종으로 만든 와인으로 딸기 향과 미네랄리티가 가득한 로제 펫낫이다. 은은함이 남는 단맛과 향으로 브런치와 잘 어울린다. 7만원대.
8 로즈버드 영화 <시민 케인>에 등장하는 썰매 로즈버드의 이름을 딴 로제 펫낫으로 온갖 붉은 과실이 폭발하는 듯한 강렬한 향을 자랑해 내추럴 와인 마니아에게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6만원대.
어떤 와인을 펫낫이라 지칭하는가?
펫낫 Pet-Nat은 프랑스어로 자연스러운 거품을 의미하는 페튀앙 나튀렐 Pétillant Naturel의 준말이다. 와인의 발효가 완전히 끝나기 전에 와인을 병입하여 병 속에서 발효가 마무리되면서 생긴 이산화탄소로 자연적인 기포가 만들어지는 원리를 이용해 만든 와인을 뜻한다. 이 방식을 거치면 맥주 정도의 가벼운 탄산이 생기면서 양조 중에 휘발되는 가벼운 향이 병속에 갇혀 더 상큼하고 가벼운 펫낫이 탄생한다.
포도 종류에 따른 구분은 없나?
화이트 와인, 오렌지 와인, 로제 와인, 레드 와인 어느 쪽이든 양조 중 발효가 끝나기 전에 병입하여 병 속에서 발효를 마무리하는 과정을 거치면 해당 와인을 펫낫이라 부른다.
침전물이 존재하는 경우가 더러 있더라.
병 속에서 발효를 마무리한 뒤 대부분의 펫낫은 효모를 제거하지 않는다. 일부 펫낫은 샴페인처럼 효모를 제거하는 데고르주망을 거쳐 맑은 상태를 만들기도 한다. 이런 침전물을 그대로 가라앉혀 맑게 마시기도 하고, 흔들어서 밀맥주처럼 효모 맛을 즐기기도 한다. 절반은 맑게 마시고 절반은 흔들어 마시면 두 가지 와인을 마시는 것처럼 즐길 수 있다. 효모는 쿰쿰한 누룩 향이 있는 대신 감칠맛이 있어 취향에 따라 다양하게 마셔도 좋다.
펫낫의 매력을 극대화하는 특징은 무엇인가?
펫낫은 과실 향이 양조 중 휘발되지 않고 병 속에 남아있어 상큼하고 발랄한 맛과 향을 고스란히 느낄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또한 탄산이 세지 않고 자잘하게 터지는 버블감에서 펫낫만의 위트를 느낄 수 있다. 앞서 말했듯 레드 와인이나 오렌지 와인, 로제 와인 등 다양한 타입의 와인이 펫낫으로 만들어지는 만큼 선택의 폭이 넓다는 것 또한 매력적이다.
좋은 펫낫을 고르는 기준이 있다면?
사실 기준은 사람에 따라 확연히 다를 것이다. 생산자에 따라 맛이 뚜렷하게 달라지는 것도 당연한 것이고 말이다. 개인적으로 다양한 와인을 고루 선보이는 생산자의 펫낫보다는 펫낫을 전문으로 양조하는 메이커의 제품을 권한다. 물론, 이미 세계적으로 유명한 생산자의 펫낫은 반드시 접해봐야 한다. 우열이 아니라 선호의 문제이니 자신의 입맛에 딱 맞는 펫낫을 찾는 것이 중요하니 다양한 펫낫을 접해보며 자신만의 기준을 찾아보는 것이 정답이지 않을까.
일반적인 스파클링 와인을 모두 샴페인이라 지칭하지 않듯, 펫낫과 일반 스파클링 와인을 구분 짓는 특별한 이유가 있나?
일반 스파클링 와인은 와인을 양조하고 나서 스파클링 와인을 만드는 과정을 거치고, 펫낫은 위에서 설명한 것처럼 발효가 마무리되기 전에 병입하는 방식으로 만들어진다.
내추럴 와인이 아닌 일반적인 컨벤셔널 와인은 펫낫에 포함될 수 없는가?
본래 펫낫은 컨벤셔널 와인에서는 잊혀진 옛날 스파클링 와인 제법으로 제작되는 것이다. 하지만 내추럴 와인에서 이러한 방식을 차용해 펫낫을 주조하다 보니 이제는 컨벤셔널 와인 신에서도 펫낫을 만드는 생산자가 생기고 있는 추세다. 하지만 개인적으로 아직까진 컨벤셔널 펫낫보다는 내추럴 펫낫이 매력적으로 느껴질 만한 요소를 많이 지닌다고 생각한다.
펫낫과 합이 좋은 메뉴를 추천한다면?
화이트, 로제, 오렌지, 레드까지 모든 와인으로 만들 수 잇는 술이기 때문에 모든 음식과 고른 합을 자랑하는 편이다. 특히 로제 펫낫은 어떤 음식에나 두루두루 잘 어울린다. 구태여 분류해보자면 레드 펫낫은 육류가, 화이트 펫낫은 회, 스시, 샐러드, 브런치와 함께, 오렌지 펫낫은 해산물과 샤퀴테리와 함께 마셔보는 것을 추천한다.
펫낫의 또 다른 매력은 눈을 즐겁게 하는 잔을 가득 채우는 영롱한 색감이다. 고유의 독특한 색은 사용된 재료의 품종에서 비롯된 것인가?
펫낫의 색상은 모두 재료의 품종에서 비롯되는 것이 맞다. 다만 포도 껍질을 얼마나 담가놓느냐에 따라 색과 농도가 달라지기 때문에 더 짙은 색이 나오거나 아니면 더 옅은 색으로 양조될 수 있다.